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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23일

오늘은 흐리고 약간의 비가 내린다.

지금까지 이곳의 날씨는 너무나 좋았다

지난 겨울 한차례 눈이 내리긴 했지만 비교적 따뜻했고

봄부터 여름까지, 하루 기온 차이 10도씨를 유지하며 춥지도 덥지도 않은 좋은 날씨를 보였다

7월 낮 최고 기온이 30도씨 전후를 넘나들었지만

적당한 여름 날씨라 선풍기로 견딜만했다.

그런데 올 겨울은 춥고 눈이 많이 내린다는 예보다

추위도 일찍 찾아 온다고.

어떤 겨울이 될지.

이곳 생활은 편안하다

이번달부터 GIS가 나와 기본적인 의식주 걱정은 없을 것같다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사람들, 높은 페이를 받아 저축과 투자를 잘한 사람들을 제외하면

차이는 있겠지만 비슷한 연금을 받는 생활을 하게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처럼 작은 콘도지만 집이 있고 몰게이지가 남아있지만 액수가 작다면

연금만으로 생활할만 하다.

하지만 저축이 없고 집도 없어 렌트를 해야 한다면

높아진 렌트비로 연금만으로 생활하기 어려울 것이다

은퇴를 할 수 없거나 은퇴를 해도 일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랜트비가 저렴한 노인용 아파트도 있고 렌트비 보조도 나온다지만

노인용 아파트도 부족하고 렌트비 보조금을 받아도 살기에 부족함이 느껴질 것이다

2001년 이민을 왔을때 캐나다 경제는 좋지 않았고

곧이어 사드가 유행을 해서 관광수입마저 끊겼었다

이민을 왔지만 캐나다에 대해 잘 몰랐고 사업 경험도 없이 시작한 옷가게가 망했을땐

결국 우리 잘못, 우리 탓이지만

캐나다는 이민자 돈을 거덜내는 나라인가보다 하며 원망했었다

하지만 없는 형편에 아이들이 교육비 걱정없이 공교육만으로 학교를 잘 다니는 모습을 보며

캐나다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한국이라면 빈털털이가 되어 사교육 없이 아이들이 공교육만으로 일류대학에 갈 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하면

캐나다에 이민을 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이 제한 없이 취업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나의 노력 부족으로 원어민과 같은 유창한 고급영어 구사를 못해 

차별과 불이익을 받을때는 속상했지만

노력한만큼 인정을 받기도 했다

이곳에서 나와 남편 아이들 모두 열심히 성실히 살며

아이들은 공부하고 취업하고 결혼하면서 독립을 했다

이제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세가지 연금이 모두 나와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게 해준 캐나다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연금이 나오지 않는다면 돈이 나올데가 없다

이기적이고 욕심많은 친정과 시댁 사람들이 우리에게 줄 몫은 없다

우린 그냥 우리 몫을 빼앗길 뿐 그들에게 우리 몫을 달라고 구차하게 말하거나 싸울 능력이 없다

이제는 그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된다.

연금생활이 빠듯하지만 항상 그렇게 살아와 달라질게 없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부와 권력과 명예를 추구하지 않게 된 것같다

부와 권력과 명예를 추구했다면 나는 그러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괴물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부와 권력과 명예를 추구하며 사는 삶은 너무나 바쁠 것같다

그러느라 자기 삶이 없을 것같다

자기 시간, 자기 삶이 없는 삶은 지옥 같을 것같다.

나는 감당할 수 없는 삶이다

한국에서 아이들이 어릴때 성서 공부를 하면서

평가자님께서  마지막에 하고 싶은 기도문을 적으라 했을 때

잠언 30장에 나오는 아굴의 기도문을 적었었다

 

저에게는 당신께 간청할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그것을 제 생전에 이루어 주십시오.

허황한 거짓말을 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마십시오.

먹고 살 만큼만 주십시오.

배부른 김에, "야훼가 다 뭐냐" 고 하며 배은망덕하지 않게,

너무 가난한 탓에 도둑질하여

하느님 이름에 욕을 돌리지 않게 해 주십시오.

 

평가자님께서 나를 위해 그 기도문이 이루어지도록 기도를 해주셨는지

나는 그 기도문처럼 늘 가난하지도 부유하지도 않게 살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 어울리게 부유하게 복에 복을 더하여 주십사 하는 기도문을 적었다면

지금 부유하게 살고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