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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26일

혼밥을 할 일이 없어 혼밥을 할 줄 모른다

혼자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실 줄도 모른다

워낙 아무것도 없는 사람과 결혼을 해

신혼초부터 초 절약을 하며 살다 보니

돈이 생겨도 쓸 줄을 모른다

남편은 평생 나에게 보너스는 커녕 월급도 통째로 가져다 준 일이 없다

미국에 있을 때는 한달 그로서리비를 계산해서 주었고 

한국에 와서는

아파트 관리비등을 포함한 생활비를 계산해 주었다

아이들의 비싼 유치원비는 남편이 따로 내주었다

돈을 모르고 돈에 관심이 없어 친정에서도 주는대로 썼지

필요 이상의 돈을 달라고 하지 않았었다

대학에 가서 나에게 주어진 돈은 버스비 점심값 정도였고

그 이상의 돈은 없어 옷도 청치마에 티셔츠 정도를 입고 다녔다

그 돈은 애매해서 나에게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아

그 이상의 무엇을 위해 적극적으로 돈을 벌 마음이 나지 않았다

먹고 마시고 놀 줄을 몰라 먹고 마시고 놀기 위해 돈을 벌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그 당시엔 과외외에 마땅히 할 아르바이트도 없었는데

마침 과외 금지 시대였다

그런데 지금 와 들어보니 몰래 과외들을 했던 모양이다

무얼 배우는 것외에 돈을 쓰지 않았고

남편이 계산해준 생활비에서 한달에 얼마씩을 모았다

남편은 그 돈에서 돈을 모으냐고 했다

그래도 오래 모으니 목돈이 되었는데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 난 후  나에게 그 돈으로 주식을 해보라며

컴퓨터에 주식계좌를 깔아주었다

주식의 주자도 모르고 시작한 주식은 오랫동안 알뜰 살뜰 모아온 돈을 다 날리게 했다

그렇게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그 돈으로 여행을 할 수 있었을텐데 

쓰지않고 모아둔 돈은 그렇게 허무하게 없어진다

이곳에 와 옷가게를 하다 이민올 때 가져온 돈을 다 날렸지만

때마침 친정아버지가 딸들에게 남겨준 그린벨트에 있던 작은 땅이 풀려 보상금으로

이 집을 사게 되었다

내가 어릴때 아버지가 딸들에게 준다고 산 그 땅은 그 후 그린밸트에 묶이게 되었다

작은 땅이고 그린벨트에 묶이게 되어 값어치가 없어 잊고 있던 땅이었다

아버지 덕분에 아무것도 없이 밑바닥으로 떨어진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항상 아버지 사랑에 감사드리게 된다

갖고 있는 돈에 맞는 집을 찾다 이 집을 만나게 되었는데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다

두 세 집을 보고 이 집으로 결정을 하니 

리얼터분이 집을 사려면 여러 집을 보고 발품을 팔아야 하는데 

나의 빠른 결정에 우려를 했었다

20퍼센트의 다운페이를 하고 80퍼센트의 은행 몰게이지를 얻어 사게 되었다 

그때는 내가 낸 다운페이보다 몰게이지가 훨씬 많았는데

십년 동안 집값이 올라 지금은 반대가 되었고

그 덕에 그동안 잃어버린 돈을 벌충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아르바이트를 남편과 나는 취업으로 돈을 벌어

넘치지는 않지만 생활하기에 모자람도 없었다

돈은 없어졌다 생겼다 하는 요물인 것같다

그리고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닌 것같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번 돈으로 먹고 마시고 놀았지만

남편과 나는 외식도 하지 않고 카페에 가 커피도 사 마시지 않는다

돈에 여유가 생기면 여유있게 장을 보아 집에서 해 먹었는데

잘 먹는 만큼 건강에는 좋지 않았던 것같다

가난하게 먹어야 건강에는 좋은 것같다

남편은 고혈압약을 먹고 있고

나는 당뇨병이지만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정도이고 약한 고혈압약을 먹고 있다

짜고 달게 먹는 것이 좋지 않아 된장찌게 김치찌게등 짠 국물음식은 삼가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불닭볶음면, 탕후루, 매운 그리고 안매운 떡볶이도 먹지 않는다

김치까지 끊을 수 없어 가끔 해먹는 정도다

소고기 돼지고기는 명절 제사에만 먹고 닭고기 생선 과일 야채 중심의 음식을 먹고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니 식료품비도 저절로 절약이 된다

그리고 먹는 스타일이 삼시세끼 무조건 한식에서 하루 두끼의 건강식으로 바뀌게 된다

물론 짜고 맵지 않은 한식은 먹는다

잡곡밥에 나물 반찬은 최고의 건강식이다

20 여년 전 이민 와서 만난 한국 할머니가 햄버거를 비롯한 서양 음식을 익숙하게 잘드셨는데

하루 세끼 한식을 들지 못하시는 그 모습이 낯설고 그 분이 안스럽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이제는 나도 그렇게 먹고 있다

소스대신 땅콩버터를 사용하고

햄버거 패티는 닭고기 칠면조 오리고기를 사용하는데

두부와 섞어 닭고기 칠면조 오리고기로 만든 햄버거 패티는

만들기에 따라 만두 속도 되고 동그랑땡도 된다

산책하는 것외에 집 밖을 나갈 일도 없어

오후에 커다란 컵에 뜨겁게 끓인 물을 넣고 네스카페 인스턴트 커피를 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듬뿍 얹어 먹는 것이 나의 유일한 즐거움이자 위안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당뇨병때문에 조심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