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에서는 세상에 나가 출세를 해서 부모를 기쁘게 하는 것이 효라고 한다
그럼 출세를 하지 못하면 불효가 되는 것일까?
조선시대엔 과거급제 입신양명을 하는 것이고
근대화 산업화시대, 1960-1980년대엔 명문대 졸업장으로 대기업 입사와 고시 합격자가 되는 것
정보화시대, 1990-2010년대엔 스펙이 강조되며 억대 연봉자, 외국계 기업임원, 성공한 CEO가 되는 것
현대엔 개성과 영향력, 다각화로 크리에이터 자수 성가형 투자자가 되어야 하는 것같다
모든 부모들은 자녀들이 이 시대에 맞는 출세자가 되기를 바랄 것이다
요즘은 4세 고시반 7시 고시반이라는 것이 있다고 들었는데
명칭은 다르지만 조선시대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특권층의 특별반은 항상 존재해 왔을 것같다
친정 엄마도 가문의 영광을 위하여 어릴때부터 치마바람을 일으키며 오빠를 조련했다
좋은 학군을 따라 돈암동에서 가회동으로 이사를 왔고
오빠는 특A 과외반에 들어가 전교 일등을 하고 전교 회장을 했다
하지만 경기중학교 시험에 실패하고 중앙 중학교에 갔는데
중앙 중학교도 좋은 학교였음에도
눈이 높아진 부모님 눈에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자식을 사랑의 마음으로 키우기보다 자신들의 허영심을 위한 도구로 키우다 보니 오빠는 병이 들었다
나는 오빠처럼 될까 두려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대충 대충 설렁설렁 했다
딸인데다 공부도 오빠만큼 못하니 나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
그래서 나에 대한 투자도 하지 않았다
그만큼 자유로울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결혼으로 그 집을 빠져 나올 수 있어서 좋았다
딸이라 차별을 받았지만 나와 여동생은 결혼으로 그 집을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오빠와 남동생은 그 집의 제물이 된 것같다
아버지는 자식들에 대한 사랑이 많으셨지만
자식들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생각하셔서
자신의 뜻대로 하려고 하셨다
그리고 엄마나 아버지는 모순되게
자식들이 잘되기를 바라면서도 자기들을 넘어서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잘되되 부모를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오빠는 아버지를 나는 엄마를 넘어서지 못했다
자식들은 언제나 부모 아래에 있어야 한다
버릇없이 감히 부모를 넘어서! 하며
그러니 자식들이 부모를 넘어 뻣어나가지 못하고 주저앉게 된다
자식들이 어느 정도 성장을 하면 부모가 자식들에게 져주어야 자식들이 부모를 넘어 뻣어나가게 되는데
끝까지 자식들을 손아귀에 쥐고 흔들고 부모 위세를 부리며
자식들의 앞을 가로 막으면 뻣어나갈 수가 없다
딸인 나는 그 집을 벗어나 살 수 있었지만 오빠는 그 집의 그물에 갇혀 숨이 막혀 죽어버렸다
부모님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모르고
자신들은 자식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왜 죽어버리는 거야 하실 것이다
나는 출세보다 숨을 쉬고 사는 것이 먼저일 것같다
한국에서는 일류가 아니면 사람이 아니다
일류인 소수의 사람들 외엔 열등감과 패배감 속에서 불행하게 살게 된다
불건강한 사회가 되는 것같다
미국에 가니 고등학교만 나와도 열등감없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서 놀랐다
위너스에서 일할때 젊은 직장 동료들이
한국도 부유하고 살기 좋은데 왜 이민을 왔냐고 물었다
한국에서 살지 못할 무슨 잘못이라도 저질러 이민을 왔냐는 듯이 물었다
물론 남편이 다니던 회사가 망해 남편이 그 회사를 나오게 되어
한국보다 일할 기회가 많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하여 캐나다로 이민을 오게 되었지만
한국에서는 소시민으로 평범함을 누리며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없어서 이민을 왔다면 말이 될까
이곳에서는 누구와 비교를 하지 않고 그냥 나로 살아갈 수 있어서 좋다
왜 꼭 대단한 무엇이 되어야 할까?
이 세상을 이끌어갈 대단한 사람은 필요하다
하지만 모두가 대단한 사람이 될 수는 없다
그들에게는 그들의 몫과 행복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몫과 행복이 있다
대단한 사람들의 행복을 부러워하고 열등감을 느끼며 불행 속에 살기보다
내 몫과 나의 행복을 잃지 않고 사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
나는 나의 아이들이 대단한 무엇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능력이 된다면 일부러 막지는 않겠지만
자신을 잃지 않고 그들의 삶을 자유롭게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