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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8일 목요일

어제는 갑자기 쏟아진 폭설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오늘은 나가 볼 마음이 들었다.

단단한 무장을  위해

작년 여름 세일 때 사둔 겨울용 고무장화를 꺼내어 신었다

작년 여름에 사면서 이곳 겨울 날씨에 이 정도까지 필요할까 싶었는데

오늘 신어보니 딱 맞게 잘 산 것같다

여름엔 무거워서 어떻게 신지 했는데 

오늘 신어보니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바깥 상태를 몰라 집 주위의 걸을 만한 곳을 찾아 나섰다.

요즘은 카메론팍으로 가지 않고 집 주위를 걷는데 

케스윅 팍으로 내려가니 아이들 떠드는 소리가 난다

폭설로 휴교령을 맞은 아이들이 부모와 경사진 곳에서 눈썰매를 타며 내는 소리였다

평소에 걷던 가번먼트 로드의 보행길은 눈이 치워지지 않아 

발길이 카메론 팍으로 옮겨졌다

카메론 팍으로 가는 길의 눈은 사람들의 발길로 걸을만하게 치워져있다

날씨가 영상으로 올라가니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일로 많이 나와 걸어다니고 있다

카메론팍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산책길은 겨우 걸을만하게 치워져 있었지만 눈이 녹지 않아 걸을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났다

팍이 작아 세바퀴 네바퀴 돌며 걸어야 운동 효과가 나는데 

한바퀴만 돌고 돌아왔다

작년엔 4월부터 걷기 시작했는데

눈이 녹으면 겨울에도 걸을만 할 것같다

위너스에 다닐때 직장 동료가 한국도 잘 사는데 왜 캐나다로 이민을 왔냐고 물어봤었다

왜 이민을 왔을까?

남편 나이 오십에 회사를 나오게 되었는데

그 나이에 회사를 나와 재취업하기도 어렵고

수입은 없는데 아이들 교육비며 들어갈 돈은 많아진다

가진 것은 아파트 한 채인데

그것을 팔아 이민을 왔다

투자이민이 유행할 때라 많은 직장인들이 이민을 와 처음 사업을 하다 망하던 시절이었다

남편도 하버센터에 옷가게를 냈었는데

옷가게를 하면서 캐나다에 사스가 돌아 관광객이 끊겨 경기가 좋지 않았다

그리고 좀도둑들은 얼마나 많은지 매일 옷을 잃어버렸다

버는 것 없이 집세 가게세 생활비로 가져온 돈은 금방 바닥이 났다

남편은 가게문을 닫고 생계를 위해 이일 저일을 찾아다녔다

캐나다에 이민와 돈을 잃었지만 좋은 점은 나이에 구애없이 취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시댁친척들에게 일을 하지 않고 이것 저것 배우러 다니며 돈만쓰고 다닌다는 말을 들었는데

캐나다에 이민와서는 교회 사람들에게 이민을 왔는데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말을 들었다

교회는 말이 많은 곳이다

하느님이 절실히 필요해 매달리며 다녔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말이 싫어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되었다

가게문을 닫고 한국 사람이 하는 가게에서 일을 했는데

한국 사회가 의외로 좁고 말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을 하려면 로컬에 나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나이 오십이 되어 구직 작업을 시작했다

크랙리스트 광고에서 한 독일 작가가

밴쿠버 아트 갤러리에서 자신의 설치 미술 전시를 도울 발런티어를 구하고 있어

지원을 했더니 그 일을 하게 되었다

미술전공을 해서 그 일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재미있었다

그 전시는 성공적으로 끝났고 그 작가는 떠났다

나는 그 작가의 개인 발런티어였지만 그의 전시가 끝난후 미술관 발런티어로 남을 수 있었다

미술관 발런티어와 미술관 인터쉽은 같은 것이어서 이런 저런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일은 재미있었지만 미술관에 취업이 되지는 않았다 

자아실현을 위해 전공과 관련된 미술관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벽이 높았다

우선 유창한 고급 영어 구사가 되지 않아 주어진 것은 미술관 시큐리티 잡이었다

미술을 전공한 사람들이 미술과 가까이 할 수 있어 종종 택하는 직업이기는 하지만 오래 가지는 않는다

나도 6개월 정도 일하다가 이민자 봉사회를 통해 위너스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미니멈 웨이지에 파트타임 잡이라 집안일을 하면서 하기에 적당했지만 돈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페이가 높으면서 풀타임 잡을 찾다가 실버타운에서 일하게 되었다

취업에 미술관에서 발런티어 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한국이라면 나이 오십에 사회에 나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실버타운에 취업을 했을때 내 나이가 육십이었다

그런데 내 나이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65세가 되었을때 그만두라고 말한 사람도 없었다

내가 원하면 언제까지나 일을 할 수가 있었다

남편이 같이 은퇴하기를 원했고 나의 건강이 좋지 않아져서 은퇴를 하고 그만두게 되었을 뿐이다

캐나다에 이민와 좋은 점은 나이와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아이들 교육에 돈이 들지 않는 것이다

공립학교에 다녀 학비가 들지 않았고 과외수업같은 것을 하지 않아 

아이들에게 특별히 돈이 들어가는 것이 없었다

방학에 써머 스쿨에 다녀 선행학습을 하는 정도였다

그때는 써머스쿨비를 냈었는데 요즘은 없어졌다고 한다

돈이 없어 아이들 용돈도 제대로 주지 못했는데

고등학교때부터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친구들과 먹고 마시고 노는데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

유학생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한국에서 하듯 과외 수업을 시키기도 했는데

딸은 학교 수업을 충실히 듣는 것외에 특별한 과외 수업을 하지 않았다

스스로 공부하는 버릇을 들여 대학에 가서도 스스로 공부를 하며 따라갔다

과외를 한 아이들은 대학에 가서도 과외를 해야 공부를 따라갈 수 있다고 한다

아들은 공부에 취미가 없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문학교에서 베이커리 공부를 한 후 취업을 했다 

그런데 일찍 전문적인 직장생활을 시작한 아들이

일류대학을 나와 제대로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딸보다 현재 취업과 직장생활을 더 잘 하고 있다

2.5 킬로그램의 작은 아이로 태어나 잘 먹지도 않고 잘 자지도 않고 잘 자라지도 않고

학교 생활에 잘 적응을 하지 못해 걱정을 끼치던 아이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직장생활도 잘하고 있다.

한국에서 살았다면 지금만큼 하며 살고 있을까 싶다

이민을 오지 않고 한국에서 살았다면 지금보다 나을까?

그건 알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것같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