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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16일 금요일

친정 엄마는 점집이 교회이자 절이었다.

외할머니도 그러셨고 친할머니도 그러셨다.

미래에 대한 궁금함을 점을 보면서 풀으셨던 것같다

외할머니는 그것이 심하셔서 굿도 하셨던 것같다

대가 센 외할머니는 굿을 해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가서 굿값을 되받아 오셨다고 한다

엄마는 외할아버지가 금융조합장을 해서 부유했던 외가가 망한 것은 

그 점쟁이의 저주를 받아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외가집 지붕에 살던 구렁이를 머슴이었던 분이 잡아 먹어서라고도 하신다

칠남내의 맏이었던 엄마가 아버지와 결혼 후 외가는 서서히 망해갔다

외할아버지가 은퇴후 하시는 사업마다 잘못되었다

국수공장도 하시고 아이스크림 가게도 하셨다

큰 외삼촌 둘째 외삼촌도 병으로 일찍 돌아가셨고

종가집으로 시집 보낸 맏이었던 엄마 둘째이모 세째이모 모두 힘들게 사셨다

나와 한살 차이인 막내 외삼촌과 나보다 열두 살 많은 막내 이모만 무사히 잘 살고 계시다

친할머니도 태자 보살이란 분을 가까이 하시며 집안의 모든 것을 물어보며 사셨는데

엄마도 무슨 보살이란분과 가까이 지내기도 하셨지만

그보다는 잘 맞춘다고 소문난 분들을 찾아 물어보며 사셨던 것같다

오빠나 여동생 남동생에 관해서도 물어보셨겠지만

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말을 많이 들으셨던 것같다

내가 맏이 노릇을 해야 해서 오빠가 아프다

엄마가 보기에 나는 오빠의 앞길을 가로막는 존재이다

내가 엄마가 둘인 팔자가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신다

아버지의 바람은 엄마가 둘인 나의 팔자 때문이다

돈은 엄마와 나에게 있는데 내가 시집을 가면 집안 재산의 반이 없어진다고 했단다

또 엄마와 아버지는 자식복이 없다고 했단다

엄마와 아버지는 항상 우리를 보고 나는 너희들 신세 안지고 산다 하셨다

그리고 실제로 자식 신세 질 일이 없으셨다

집안 재산을 두분이 챙기고 자식들에게 베풀지 않고 인색하셨다

하지만 오빠에게는 강릉집과 선산을 물려주셨고

여동생도 집을 해준 것같고

남동생도 서울집을 주었다

아무것도 받지 못한 것은 나이다

내가 결혼을 하면 집안 재산 반이 없어진다는 나에게 특히 더 재산 단도리를 하셨다

내가 결혼을 할때 친정 재산이 가장 많을 때였는데

해준 것이 없었다

결혼하고 미국에 가서 일년 지났을 때

아버지는 나와 무관한 고종사촌 형부와 사업을 하다 부도를 내 집안 재산의 반이 없어졌다

나때문에 사업을 한것도 아니고 나때문에 돈이 없어진 것이 아닌데

엄마는 아버지를 꼬셔서 사업을 해 집안에 피해를 준 고종사촌 형부보다

내 팔자 탓을 한다

나는 엄마에게 엄마와 가족과 집안을 불행하게 하는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존재,

집안의 재앙을 위해 태어난 존재, 엄마와 집안의 모든 불행의 원인 제공자 였다

그 모든 불행의 원인 제공자인 내가 결혼을 할때 아버지는 슬퍼서 눈물을 흘리시는데

엄마는 너무 좋고 행복해서 입이 찢어질 정도였다

엄마는 나를 짖밟아 죽이고 싶어했던 것같다

나의 불행은 엄마의 행복이고 나의 행복은 엄마의 불행이었다

항상 나의 앞길을 막고 방해하는 것은 엄마였다

그렇게 엄마로부터 소외받고 차별받는 나를 지켜주고 보호해준 분은 아버지셨다

엄마로부터 그렇게 미움을 받으면서도 나는 항상 아버지의 미움을 받는 엄마편이 되어주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나자 엄마에게 정이 똑 떨어졌다

엄마는 아버지를 강릉 산소에 묻고 오자마자

아이들이 어려 따라가지 못하고 친정집을 지키고 있던 나에게 한 말은

당장 집을 나가라며 다시는 친정집에 발도 붇이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나에게 와서 아버지 빚도 상속이 된다며 상속포기서를 받아갔다

상속포기서를 쓴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엄마는 오직 자기밖에 모르는 분이다

이제 나이 구십이 넘었는데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어느 인터넷 뉴스에 몇십억을 가진 어느 여자 노인이 이민간 자식들이 자기를 챙기지 않는다고

재산을 애완 동물에게 상속하겠다는 뉴스를 봤다

돈이 그렇게 많으면 그 돈으로 미국에 이민간 자식들을 얼마든지 찾아가 볼 수도 있을텐데

외국에서 먹고 사느라 바쁜 자식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서 자기 자식들이 얼마나 고단하게 고생하며 사는 모습을 보면 

가만히 앉아서 자식이 찾아와 효도하기를 바라지 못할 것이다

이민와 가족과 먹고 사느라 일하다 보면 한국에 갈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다

그렇게 돈이 많다면 자식들이 덜 고생하게 조금 도와주었다면 자식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

부모에게 더 빨리 더 잘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부모가 돈을 갖고 유세를 떨면 치사해서 그 돈을 받고 싶지가 않다

사단 마귀처럼 내가 갖도 있는 돈에 절을 하고 효도를 해라 하면 하고 싶을까

부모 자식간에는 돈보다 사랑이 먼저이다

사랑이 있다면 돈은 벌써 자식들에게 갔을 것이고 자식들 역시 보답을 했을 것이다

모든 관계는 기브 앤드 테이크이다

주지는 않고 받기만 하려니 문제가 생기는 것같다